넷플릭스 세계1위 영화 <정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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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세계1위 영화 <정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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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2023년 1월 20일에 연상호감독의 신작 영화 정이가 공개되었다.
국내에서 드문 소재의 SF 영화라서 예고편만 보고 알림 설정을 해두었다가 공개가 되자마자 설연휴를 맞아 보게 되었다.

돼지의 왕, 사이비, 부산행의 연상 감독 작품이라고 하여 더 대가 되었다.


줄거리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는 인간이 살기에 황폐해져 갔고, 인류는 지구를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 <쉘터>를 만들었다.
쉘터는 지구와 달 사이의 궤도를 도는 인공 행성(위성)이고, 수십 년에 걸쳐 여러 개의 쉘터를 띄웠다.
그러나 그중 3개의 쉘터가 <아드리안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을 하는 반란이 일어나고, 다른 쉘터들과 지구를 공격하여 지구연합군과 전쟁이 나기에 이른다.

한 때 지구연합군의 팀장이자, 히로인이었던 윤정이, 그리고 그의 딸 윤서현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감상평

아래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태블릿 상태가..

공상과학

영화 정이에서 그려진 미래는 높은 수준의 기술이 눈에 띄지만 그렇다고 좋아 보이지는 않는 모습이다. 모노레일에 달려가는 쓰레기차나, 역시 모노레일에 독수리요새처럼 매달려 공격을 하는 경찰 안드로이드 정도가 재미있어 보였다.

컴퓨터그래픽

CG는 내 기준에서는 괜찮게 보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해야 하는 스토리이다 보니 중간중간 디테일의 아쉬운 점은 있었던 것 같다.
전투 등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을 보는 느낌이었다.
과학자들이 이용하는 태블릿 화면과 폰트는 꼭 그랬어야만 했나 싶긴 했다.


엄마와 딸

영화 정이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단순한 메인 스토리 외에는 윤정이와 윤서현 사이의 이른바 신파의 비중이 높다.
그 주요 메시지는 아마 윤서현의 마지막쯤 대사라고 생각한다.

“이제 제걱정은 하지 마세요.”


좋았던 점 중 한 가지는 회사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엄마’ 윤정이를 무표정의 안드로이드로 이동시킨 것이었다.
엄마에게서 딸 서현의 데이터를 없앴고, 엄마의 얼굴에서 표정이 없어졌다.
다만 비디오게임으로 신파극을 보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랄까.

아쉬운 점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디테일이다.
인간인지 안드로이드인지를 테스트하는 윤리테스트는 마음을 졸이며 받는데, 몇 초면 찍을 수 있는 X선 검사를 할 생각은 없는 것인지.
전투 사이보그인데 고통을 느끼게 만들 필요가 있는지.
고도로 발전된 기술이 있으면서 헤드셋, 태블릿 등은 왜 그렇게 투박한지. 등등 영화를 보면서 메모를 하지 않았음에도 세부적인 부분들에 대한 아쉬움이 마음에 남아있었다.

단편소설이었다면

영화 <정이>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단편소설이었으면 좋은 작품이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참신한 단편 SF소설은 많다. 영화화된 소설은 수도 없이 많고 좋은 평을 받는 영화도 많이 있다.
이 영화의 이야기를 단편소설로 접했다면? 꽤 좋은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자신이 인간인지 인간인 줄로 알고 사는 인공지능인지 모르는 주인공들, 고도로 발전된 기술이 있지만 황폐한 지구, 안드로이드들의 전투, 엄마와 딸의 이야기, 뇌복제의 A, B, C타입 등.

약 50페이지짜리 단편 소설이었다면 그것을 읽는 독자는 나름의 상상력으로 부분들을 채워가며 참신한 내용에 감탄을 하고, 작품이 던지는 화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상상을 영상으로 구현하여 보여준 것인데, 그것이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40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내용을 98분 동안 질질 끌며 보여주지 않았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무리

아쉬운 점을 많이 쓴 것 같지만 그래도 나름 볼만한 액션씬과 신선한 연출이 곳곳에 보였고, 생각해 볼 만한 화제도 있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