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
저자 - 델리아 오언스 (Delia Owens)
번역 - 김선형
출판사 - 살림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곳은 서점이 아니었다. 우연히 동명의 영화소개를 보다가 원작소설에 대한 이야기에 끌려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2018년에 출판된 소설로, 출간 반년만에 밀리언셀러를 돌파하고 영화로 만들어져 2022년 11월에 개봉하였다고 한다. 소설이 영화가 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지만 왠지 모르게 흥미가 생겨 읽어보게 되었다.
등장인물 관계도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의 이름과 관계를 외우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어서 언젠가부터 마인드맵처럼 등장인물을 정리하며 읽는다. 그렇게 초반에 인물이 등장할 때 간단하게 뼈대만 그리고 나면, 중간부터는 추가하지 않아도 되기도 하고, 다 읽고 나서 보면 전체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인물 관계는 그리 복잡하지는 않았다. 문체도 쉽고 술술 읽힌다.
독서 후기
주요 이야기는 주인공 소녀 '카야'의 성장기와 '체이스 앤드루스'의 사망사건이다. 전형적인 추리소설처럼 사망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추리소설은 아니다. 체이스 앤드루스의 사망사건에 대한 조사(1969년~1970년)에 대한 내용과, 과거 카야가 6살 때부터의 성장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가족마저 어린 자신을 떠나고 마을에 섞여 살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주인공 카야.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단어는 '외로움'이다. 또래의 여자아이들 무리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여러 번 표현되었지만 한 번도 그렇게 하지 못했고, 모두가 떠난 후 모든 정을 주었던 남자 친구도 어김없이 카야를 떠났다. 그래서일까 소녀의 청춘기 사랑, 소년의 사망 사건이 주된 이야기이지만, 책을 보며 메모해 둔 글귀들을 보면 하나같이 외로움에 관한 내용이었다. 습지의 판잣집에 살면서 홍합을 캐서 점핑에게 팔아 의식주를 해결했는데, 사실 알고 보면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해낸 것은 아니다. 점핑과 에블린 부부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테이트의 도움을 받아 글을 배우고 자신의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또 나중에 변호사 톰의 도움도 컸다. 어려운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카야의 모습에 나를 투사해보기도 하고 응원도 하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래도 주위 사람의 도움을 통해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린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일상] - 델리아 오언스 장편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책속 글귀
작가 델리아 오언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처음 들어본 이름에 쉬운 문체까지, 당연히 젊은 여성 작가의 초기작일 것이라 추측했다. 여성작가의 초기 작품까지는 맞았는데, 60대에 쓴 첫 소설이라고 한다. 본업은 야생동물을 연구해 온 생태학자인데 연구 성과를 정리한 논픽션 세 편으로 명성이 있었다고 한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서 습지를 관찰하던 카야가 작가 자신이었나 보다. 이 첫 소설로 단숨에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었다.
마무리
원작 소설이 영화화되었을 때, 영화와 소설을 모두 보고 싶은 욕망이 생길 때가 있다. 주로는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소설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나의 경우 십중팔구 원작 소설을 읽지 않게 된다. 영화로 이미 본 이야기를 긴 호흡의 소설로 다시 읽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하는 괜한 핑계 때문이다. 반대로 영화를 보기 직전에 소설을 읽고 본 적은 몇 번 있는데 모두 후회했다. 읽으며 상상했던 배경과 영화로 표현된 배경이 다르기도 했고, 어떤 영화는 소설의 1/5 지점에서 끝나기도 했다. 모두 영화 자체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인기가 높았던 작품이었기에, 책을 바로 읽고 본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상당한 시간을 두고 나중에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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