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발표
한국시각으로 1월 24일 밤 10시 30분에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발표가 있었다. 이번 시상식 후보작 중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바로 다니엘 콴 감독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다. 기상천외한 '문제작'으로도 불리던 이 영화가 무려 10개 부문, 11개 후보를 배출하여 최다 노미네이트 작품이 되었다. 후보에 오른 부문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양자경), 여우조연상(제이미 리 커티스), 여우조연상(스테파니 수), 남우조연상(키호이콴), 각본상, 음악상, 주제가상, 의상상, 편집상이다.
흥행 성적
2022년 3월 북미에서 개봉한 이후 상영관 누적 수익 7,000만 달러를 돌파하였다. 한국 내 영화관에서는 38만 5천여 명의 관객수를 기록, 흥행에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손익분기점 20만 명을 거의 2배 달성하여 약 31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기상천외한 작품,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뒤늦게 관심이 더 높아졌던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1억 달러 정도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기록했다. 제작비는 약 2,500만 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원화로 환산 시 약 310억 원 정도이다.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훨씬 더 많은 제작비를 썼을 것 같았는데 예상외로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라서 놀라웠다.
주요 등장인물
양자경
영화의 주인공인 에블린 역을 맡았다. 할리우드 진출 후에 처음으로 맡은 단독 주연이라고 한다. 진지한 듯 코믹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키 호이 콴
에블린의 남편 웨이먼드 역을 맡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외모와 액션 모두 어딘가 모르게 성룡이 생각났었는데, 성룡을 염두에 두었던 역할에 캐스팅된 것이라고 한다.
스테파니 수
에블린과 웨이먼드의 딸 조이 역을 맡았다. 첫 등장에서는 그냥 주인공의 딸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가장 큰 비중의 빌런 역할이었다. 마찬가지로 진지한 듯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생각 및 후기
극 중에서 주인공 에블린은, 다른 수많은 평행우주의 에블린 중에서 가장 실패한 에블린이라고 했다. 미국으로 이민 가서 결혼을 하고 딸도 낳고 자기 세탁소를 운영하는 인물이 가장 실패한 인물이라니. 아무리 세무조사를 받는다지만 그보다 훨씬 더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인생이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블린의 남편이자 조이의 아빠 역인 웨이먼드는 영화에서 멀티버스를 설명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이상하게도 엄마와 딸 위주로 이어지는 서사에 가족으로서 녹아들지는 않는 느낌이다. 에블린의 연인으로는 비중이 있지만 조이의 아버지로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는 것이 의아했다. 그래도 웨이먼드의 말에 울림이 있었는데, 바로 자신은 생존 전략으로 친절함, 다정함을 택했다는 것. 다른 이가 자신을 투사로 여기고 싸워온 반면 자신은 다정함을 택했다는 것이다. 아마 그 결과로 주인공보다는 조연이 되는 인생을 살 수도 있겠지만, 다정함을 선택한 웨이먼드가 조용하지만 어쩌면 더 끈질기게 생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내용과도 연결이 된다. 호모 사피엔스가 신체적, 지능적인 불리함 속에서도 다른 인류들을 제치고 현재의 제1 우위종이 된 것은 바로 다정함 덕분이라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평론가들의 평을 먼저 접했다. 좋게 평가하는 이도 있었고, 혹평을 하는 이도 있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평이 갈리고 호불호가 갈린다니, 더욱 흥미가 생겼다. 그로부터 한참 뒤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중에는 상당히 재미있었고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보고 나서는 비싼 돈을 들여 정성스럽게 만든 B급 감성의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다. 화면과 장면 전환이 굉장히 빠르고 자극적이기도 해서 어지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빠져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자극적이지만 화면이 밝고, 코믹 요소가 많기 때문에 그저 그런 뻔한 해피 엔딩이 예상되기는 했고 실제로 그렇기는 했지만 그래도 긴 시간 눈길을 잡아둘 만큼 재미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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